압력을 고정한 이원계 상태도는 가로축의 전체 조성과 세로축의 온도를 입력하면, 평형에서 어떤 상이 안정한지를 돌려주는 지도입니다. 읽는 순서는 언제나 “점 → 영역 → 타이라인 → 지렛대”입니다.

PART 1 · 하나의 합금이 식어 가는 동안02 / 05

A–B 시편의 온도가 1250 °C까지 내려왔습니다. 전체 조성은 여전히 35 wt% B지만, 이제 액체와 고체가 함께 보입니다. 온도계와 전체 조성만으로 내부 상태를 예측해야 합니다.

상태도 위 한 점에서 무엇을 어디까지 읽을 수 있을까요?

이번 장의 답영역에서 존재 상을, 타이라인에서 각 상의 조성을, 지렛대 원리에서 각 상의 양을 읽습니다.

01상태도가 말하는 것 — 평형의 지도

상태도 위 한 점은 “이 전체 조성의 재료를 이 온도와 압력에 충분히 오래 두었을 때 어떤 상이 평형으로 존재하는가”를 뜻합니다. 핵심은 평형충분한 시간입니다. 빠르게 냉각하면 확산이 따라가지 못해 상태도가 예측한 조성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준안정상이 남을 수 있습니다.

또한 가로축이 wt%인지 at%인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20 wt% B와 20 at% B는 원자량이 다르면 전혀 다른 조성입니다. 세로축은 보통 온도지만, 압력–온도 상태도나 화학퍼텐셜을 축으로 한 상태도도 있으므로 축과 고정 조건을 읽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02축, 영역과 경계선 읽기

가장 단순한 완전고용형 A–B 상태도에는 액체 L, 고체 α, 그리고 L+α의 세 영역이 있습니다.

  1. 액상선(liquidus) 위 — 전부 액체입니다. 냉각 중 액상선을 만나면 첫 고체가 나타납니다.
  2. 고상선(solidus) 아래 — 전부 고체입니다. 냉각 중 고상선을 지나면 마지막 액체가 사라집니다.
  3. 두 선 사이 — 액체 L과 고체 α가 함께 존재하는 2상 영역입니다.

가열 관점에서는 반대입니다. 고상선에서 첫 액체가 생기고, 액상선에서 마지막 고체가 사라집니다. 따라서 “액상선은 액체가 처음 생기는 선”이라는 문장은 냉각·가열 방향을 생략해 오해를 만듭니다.

경계선의 뜻은 공정 방향과 함께 읽습니다: 냉각 시 액상선은 첫 고체, 고상선은 마지막 액체입니다.

03한 점에서 읽는 세 가지

전체 조성 $C_0$와 온도 $T$가 주어지면 다음 순서로 읽습니다.

  1. 존재 상 — 점이 속한 영역의 이름을 읽습니다.
  2. 각 상의 조성 — 2상 영역이라면 해당 온도에서 수평 타이라인을 긋고, 양 끝 경계와 만나는 조성을 $C_L$, $C_\alpha$로 읽습니다.
  3. 각 상의 질량 또는 몰 분율 — 축의 조성 단위와 일관되게 지렛대 원리를 적용합니다.

$$ W_\alpha=\frac{C_0-C_L}{C_\alpha-C_L},\qquad W_L=\frac{C_\alpha-C_0}{C_\alpha-C_L} $$

두 분율은 합해서 1이 됩니다. 지렛대 원리는 단순 암기식이 아니라 전체 물질수지$C_0=W_LC_L+W_\alpha C_\alpha$를 정리한 결과입니다. 전체 조성이 α 쪽 끝점에 가까울수록 α의 분율이 커지는지 확인하면 분자를 뒤집는 실수를 잡을 수 있습니다.

READING CHECKLIST
  • 축 단위: wt%인가, at%인가?
  • 점의 영역: 단일상인가, 2상인가?
  • 타이라인 끝점: 전체 조성이 아니라 각 상의 조성인가?
  • 지렛대 결과: 두 분율의 합이 1이고 직관과 맞는가?

04왜 타이라인인가 — 자유에너지와 공통접선

같은 온도에서 액체와 고체의 몰 Gibbs 자유에너지를 조성의 함수 $G_L(C)$, $G_\alpha(C)$로 그려 봅시다. 전체 조성에서 한 상으로 있는 것보다, 서로 다른 조성의 L과 α로 나뉘는 편이 전체 자유에너지를 낮출 수 있습니다. 이때 두 자유에너지 곡선에 동시에 닿는 공통접선의 접점이 평형 조성 $C_L$$C_\alpha$입니다.

공통접선의 기울기는 성분의 화학퍼텐셜과 연결됩니다. 두 상에서 각 성분의 화학퍼텐셜이 같아야 하므로, 타이라인의 양 끝 조성은 임의의 그림값이 아니라 다음 평형 조건을 만족하는 값입니다.

$$ \mu_A^L=\mu_A^\alpha,\qquad \mu_B^L=\mu_B^\alpha $$

온도를 바꿀 때마다 공통접점이 이동하고, 그 궤적을 이어 만든 선이 액상선과 고상선입니다. 상태도와 자유에너지 곡선은 서로 다른 그림이 아니라 같은 열역학을 두 방식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05완전고용형 A–B 읽기 예제

아래 수치는 계산 순서를 익히기 위한 가상의 완전고용 A–B 상태도 예입니다. 실제 Cu–Ni 상태도와 혼동하지 않도록 특정 합금의 실험값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주어진 값상태도에서 읽은 값
T = 1250 °CL+α 영역액체와 고체가 공존
C0 = 35 wt% BCL = 32, Cα = 43타이라인 양 끝의 상 조성

$$ W_\alpha=\frac{35-32}{43-32}=0.273,\qquad W_L=\frac{43-35}{43-32}=0.727 $$

따라서 고체 α는 약 27.3%, 액체는 약 72.7%입니다. 여기서 α의 조성 43 wt% B와 α의 양 27.3%를 구분해야 합니다. 상 조성은 그 상 내부의 성분 비율이고, 상분율은 전체 재료 중 그 상이 차지하는 양입니다.

06공정(eutectic) 상태도

실제 이원계에는 고체 α와 β가 제한적으로만 섞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액체 하나가 특정 온도와 조성에서 두 고체상으로 동시에 바뀌는 공정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L\;\rightleftharpoons\;\alpha+\beta $$

압력을 고정한 이원계에서 공정점은 세 상이 공존하므로 $F=C-P+1=2-3+1=0$입니다. 자유도가 0인 불변점이라 온도와 세 상의 조성이 모두 정해집니다. 다만 공정 조직은 α와 β가 함께 자라 만든 층상·봉상 배열이지, 새로운 하나의 상이 아닙니다.

07상태도가 말하지 않는 것

평형 상태도는 최종적으로 가능한 상을 알려 주지만, 그 변화의 속도와 경로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확산이 느리면 조성 편석, 코어링, 과포화 고용체가 남고, 빠른 냉각에서는 마르텐사이트나 유리 같은 준안정 상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 차이를 다루는 도구가 TTT·CCT 선도와 상전이 속도론입니다.

또한 선의 위치는 실험 오차와 열역학 데이터 평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설계에서는 축의 단위, 압력, 안정상/준안정상 여부, 데이터 출처와 버전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08이 글의 용어 사전

본문을 읽다가 “그래서 이 말이 정확히 뭐지?”라는 질문이 생기면 여기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체 조성overall composition
시편 전체를 평균했을 때의 성분 비율입니다. 상태도에서 우리가 지정하는 C₀가 이에 해당합니다.
상 조성phase composition
공존하는 각 상 내부의 성분 비율입니다. 2상 영역에서는 타이라인 양 끝의 C_L과 C_α로 읽습니다.
상분율phase fraction
전체 재료 가운데 특정 상이 차지하는 양입니다. 상 조성과 다르며 지렛대 원리로 계산합니다.
액상선liquidus
그 위에서는 전부 액체인 경계입니다. 냉각할 때 이 선에서 첫 고체가 나타납니다.
고상선solidus
그 아래에서는 전부 고체인 경계입니다. 냉각할 때 이 선에서 마지막 액체가 사라집니다.
타이라인tie line
2상 영역에서 같은 온도의 두 평형 조성을 연결하는 수평선입니다.
지렛대 원리lever rule
전체 조성과 두 상의 조성 사이 물질수지를 이용해 각 상의 분율을 구하는 계산법입니다.
공통접선common tangent
두 상의 자유에너지 곡선에 동시에 닿는 접선입니다. 접점이 평형 상 조성을 결정합니다.
공정반응eutectic reaction
특정 온도와 조성에서 하나의 액체가 두 고체상으로 동시에 변하는 L ↔ α + β 반응입니다.

09참고자료와 더 읽을거리

  1. Gaskell & Laughlin, Introduction to the Thermodynamics of Materials, 7th ed. — 공통접선, 화학퍼텐셜과 상태도.
  2. MIT OpenCourseWare 3.020, Thermodynamics of Materials — 상평형과 자유에너지 강의 노트.
  3. NIST Phase Data Repository — 평가된 상태도 자료 검색.
  4. Chakrabarti et al., “The Cu–Ni system,” Journal of Phase Equilibria (1992) — 실제 Cu–Ni 계의 평가 자료.
NEXT NOTE상전이 — 상이 바뀐다는 것